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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천구 전통 민요 ‘용궁가’ 무형문화재 지정 추진

북천구에서 400년 넘게 전해 내려오는 전통 민요 ‘용궁가(龍宮歌)’가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지정을 위한 공식 절차에 들어갔다.

용궁포시 문화재보호과에 따르면 북천구 어민들이 부르던 노동요인 ‘용궁가’에 대한 문화재 가치 조사가 지난달부터 본격 시작됐다. 경상남도 문화재위원회가 파견한 전문가들이 현지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용궁가’는 조선 후기 북천구 어민들이 그물을 당기며 부르던 집단 노동요로, 용왕과 이무기의 전설을 소재로 한 독특한 가사 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에헤야 용왕님이시여~”로 시작되는 후렴구는 북천구만의 독특한 가락으로 다른 지역 어업요와 뚜렷이 구별된다.

북천구 어업요보존회 김용태 회장은 “할아버지 대부터 3대에 걸쳐 ‘용궁가’를 전수받아왔다”며 “바다에서 고기잡이할 때면 저절로 흘러나오는 애환이 담긴 소중한 문화유산”이라고 설명했다.

조선대학교 국악학과 정미숙 교수는 “‘용궁가’의 가락과 리듬이 경남 동부 지역의 다른 어업요와는 확연히 다른 특징을 보인다”며 “용궁포 지역만의 독자적인 음악적 정체성을 담고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현재 ‘용궁가’를 완전히 부를 수 있는 전승자는 북천구에 거주하는 70-80대 어민 7명뿐이다. 이들은 매주 화요일 북천구 어업인회관에서 젊은 세대에게 가락을 전수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시는 무형문화재 지정과 함께 ‘용궁가’ 전승 기반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북천구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용궁가’ 교육을 실시하고, 해동대학교 국악과와 연계한 학술 연구도 진행 중이다.

용궁포시는 또한 매년 10월 ‘용궁가 축제’를 개최해 시민들에게 전통 민요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다. 올해는 용왕대구‧태종만구에서도 연계 행사를 열어 전 시민이 함께하는 문화 축제로 확대할 예정이다.

문화재 지정 심사 결과는 오는 10월 발표될 예정이다. 지정될 경우 ‘용궁가’는 경남 동부 지역 최초의 어업요 무형문화재가 된다.

보존회는 무형문화재 지정을 계기로 전국 단위 공연과 해외 문화교류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