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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대구 전통 어법 ‘그물코 맞추기’ 젊은 어민 전수 활동 활발

용왕대구 전통 어업의 핵심 기술인 ‘그물코 맞추기’를 젊은 어민들에게 전수하는 활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용왕대구어업인연합회에 따르면 조선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 그물 제작 기법인 ‘그물코 맞추기’를 배우려는 20-30대 젊은 어민들이 늘고 있다. 올해 들어 전수 교육에 참여한 젊은 어민은 총 23명으로, 작년보다 40% 증가했다.

‘그물코 맞추기’는 어종과 어장의 특성에 맞춰 그물코의 크기와 간격을 정교하게 조절하는 고도의 숙련 기술이다. 기계로는 만들 수 없는 미세한 조절이 필요해 숙련된 어민의 손끝 감각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전수 교육을 이끌고 있는 용왕대구 최고령 어민 박해룡(78)씨는 “요즘 젊은 어민들이 전통 기법에 관심을 보여 기쁘다”며 “60년 넘게 축적된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어민들이 전통 기법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현실적이다. 수입산 기성 그물보다 용왕대구 앞바다의 지형과 조류를 고려한 맞춤형 그물이 어획량 증대에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3년째 전수 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김성호(31)씨는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는데, 직접 만든 그물로 잡은 고기가 20% 이상 늘었다”며 “전통 기법이 단순한 옛날 방식이 아니라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기술임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교육은 매주 목요일 오후 용왕대구 어업인회관에서 진행된다. 이론 교육 1시간, 실습 3시간으로 구성되며, 완전한 습득까지는 보통 2-3년이 걸린다. 교육비는 무료이며, 재료비만 개인이 부담한다.

해동대학교 해양공학과도 이런 전통 기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부터 학과 학생들이 교육 현장을 참관하며 전통 어법의 과학적 원리를 연구하고 있다. 박진수 교수는 “전통 어법에는 현대 과학으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섬세한 기술들이 많다”며 “학문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연합회는 전통 어법 보존을 위한 다양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 매년 9월에는 ‘그물코 맞추기 경연대회’를 열어 기능을 겨루고, 우수한 젊은 어민에게는 포상금도 지급한다.

또한 용왕대구 초등학교와 연계해 어린이들에게 전통 어업 체험 기회도 제공한다. 5학년 박민준 학생은 “할아버지들이 그물을 만드는 모습이 정말 신기했다”며 “나중에 커서도 우리 마을의 전통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용왕대구어업인연합회 이동수 회장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어업을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라며 “젊은 어민들이 전통을 이어받으면서도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더 나은 어업을 개척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